안국역에서 가까운 파인다이닝 느낌의 국밥집이다. 자고로 국밥이라 하면, 가벼운 가격이 무기인데, 여기는 합정의 옥동식, 하동관 같이 고급진 국밥집이 정체성이다.
자리마다 안암이 생각하는 국밥의 개념과 어떠한 재료가 들어가는지 상세하게 적힌 팜플렛이 놓여있다. 테이블 매트도 가죽에 브랜드 로고가 각인되어 있는데, 이런 디테일들이 모여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 준다. 구조는 가운데 간단한 오픈주방이 있고, 여기를 둘러싸며 ㄷ자 다찌자리로 되어있다. 안국역 상권에서 흔하지 않은 혼밥 하기 딱 좋은 식당이다. 실제로 무선이어폰 끼고 혼밥을 즐기시는 분도 있었다.
메뉴는 심플하다. 고수가 들어간 국밥이 기본이고 고수를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고수 빼기, 고수를 더 사랑하는 분들을 위한 고수 더하기 옵션이 있다. 사이드 메뉴는 수육이 있다.
국밥에 곁들일만한 반주도 같이 판매한다. 잔술로는 한산소곡주, 전통주 병으로는 탁주와 주교주가 있다. 맥주도 있는데, 한식에는 전통주가 어울릴 것 같아서 낮술임에도 잔술을 한잔씩 시켰다. (4,000원) 한산소곡주를 처음 마셔보았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알코올향이 하나도 안 나고 달큼하지만 과실주만큼 엄청 달지는 않아서 끊임없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다. 남자친구가 말하기를 한산소곡주가 앉은뱅이 술이라던데, 왜 별명이 앉은뱅이 술인지 알 것 같다. 이런 고급진 술이라면 앉은자리에서 한 병 뚝딱할 수 있다.
반찬은 신김치가 유일하다. 적당히 익어 신맛과 감칠맛이 좋았다. 고수가 올려져서 나올 줄 알았는데, 고수와 국밥이 따로 나왔다. 밥이 말아져 국물이 밥알에 베어져 있다. 고수 추가된 일반국밥 (12,000원)은 초록색 기름이 인상적이다. 초록색 기름이 뭔지 궁금했는데, 먹어보니 약간 상큼하고 되게 고급진 올리브유에서 나는 싱그러운 풀향이 났다. 알고 보니 라임 오일이라고 한다. 비듬나물? 도 올라간다는데, 이거는 사실 맛을 잘 느끼지 못했다. 고기는 얇게 슬라이스 된 부위와 뼈가 붙은 부위 2종류가 나온다. 슬라이스 된 부분이 부드러워서 내 입맛엔 더 맞았다. 수육도 이 부위로 나오는 듯하다.
반정도 먹다가 후추 같은 화자오를 넣어 먹었다. 화자오를 넣어 먹으니, 더 이국적인 맛으로 변한다. 라임오일, 고수, 화자오를 넣어 먹으니 동남아 음식과 같은 느낌이 난다. 전통 국밥과 동남아식 쌀국수 그 어딘가?! 나는 동남아식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여유롭게 먹는 하루,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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